미니피그인 줄 알고 산 돼지가 300kg 왕돼지가 된 이야기

© Esther the Wonder Pig Facebook page

나는 돼지를 키울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5년 전 어느 금요일 밤, 학교 동창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는 내가 얼마나 동물을 좋아했는지 기억한다며 자신에게 더는 키울 수 없는 미니피그 한 마리가 있다고 말했다. 갓 쌍둥이를 낳아서 돼지까지 키울 여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게 돼지가 태어난 지 6개월 됐으며 사육사로부터 분양받은 것이며 큰 고양이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내 남자친구 데릭과 나는 이미 두 마리의 개와 두 마리의 고양이, 그리고 거북이 한 마리와 잉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동창이 몇시간 후 전화해서는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당황하여 데릭에게 묻지도 않고 내가 그 돼지를 데려오겠다고 답했다. 나는 집에 미니피그 한 마리 있는 것만큼 멋진 게 어딨겠냐고 생각했다. 당시 미니피그를 키우는 건 유행이었다. 조지 클루니도 키웠고 패리스 힐튼도 돼지를 키웠다.

데릭은 마술사였기 때문에 미니피그를 데리고 있으면 그의 마술쇼에도 완벽히 어울릴 거라고 말하면 그를 설득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한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하다가 그를 만났다. 그러나 데릭이 집에 왔을 때 그는 자신에게 먼저 묻지 않았다는 것에 크게 화를 냈다. 우린 나중에 이 돼지에게 에스더란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에스더는 처음에 정말 꼴이 말이 아니었다. 목에는 지저분한 핑크색 목줄이 걸려 있었고 귀는 햇볕에 타있었고 발톱의 매니큐어는 바스라져 에스더는 너무 슬퍼보였다.

몇시간이 지나자 에스더는 기운을 차렸다. 우리는 나무상자 안에 작은 침대를 만들어 줬다. 우리집의 개들이 뭔가를 하러 나서면 에스더는 그들을 따라다니곤 했다. 그렇게 에스더는 곧 그들의 일원이 됐다.

몇주가 지나자 에스더는 데릭을 홀리는 데 성공했다. 에스더는 소파에서 우리 곁에 파고드는 걸 좋아했다. 에스더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었고 우리집의 분위기를 크게 북돋았다. 우린 에스더를 강아지처럼 훈련시켰고 한 달쯤 지나고 수의사에게 데려갔다. 그는 에스더의 잘린 꼬리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문제가 생기신 거 같네요.” 수의사는 잘린 꼬리가 상업 농장에서 도축용으로 태어났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우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에스더를 분양했다는 사육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 했지만 내 동창은 더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의사는 만약 에스더가 진짜 태어난 지 6개월 됐다면 아마도 함께 태어났던 무리 중 가장 약하고 병든 녀석이었을 것이며 몸무게가 90kg까지, 그러니까 매우 커다란 개 정도의 크기까지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스더의 첫 번째 생일날 에스더의 체중은 이미 110kg를 넘은 상태였다. 적어도 다 크면 230kg가 될 기세였다. 우린 에스더를 ‘놀라운 돼지 에스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모두가 에스더를 보고 “대체 얼마나 더 커지는 거야?”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에스더의 진짜 덩치에 대해 깨닫게 됐을 때, 우린 이미 에스더를 사랑하고 있었다. 에스더는 내가 그때껏 만났던 동물들과 달랐다. 에스더의 지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에스더는 실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훈련됐으며 심지어 오줌 누러 나갈 때 뒷문을 코로 열고 나간다. 주식은 개 사료이고 가끔 과일과 야채도 먹는다. 에스더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컵케이크다. 규칙적으로 목욕을 하고 돼지는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냄새도 나지 않는다.

돼지의 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놀랍다. 뭔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적인 것이 돼지의 눈에는 담겨 있다. 옆에 누워 말을 걸고 있으면 그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에스더가 원래 도축용 돼지였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감정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에스더의 삶이 어떠할 뻔했는지를 알면 알수록 우리가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정신나간 것처럼 느껴져서 우린 고기를 그만 먹게 됐다.

우리집은 우리 가족에게 너무 작아졌다. 몇몇 동물보호농장에 에스더를 데려갈 수 있는지를 문의했지만 다들 재정난과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우린 페이스북에 에스더를 위한 그룹을 만들었고 그룹이 빠르게 커지면서 우리가 직접 동물보호농장을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만든 동물보호농장에 살고 있다. 우리가 농장으로 이사하고 나서 우린 에스더에게 실외에 만든 침대를 제공했지만 에스더는 관심이 없었다. 에스더는 여전히 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으며 지금 몸무게는 300kg 정도다. 이는 암컷 북극곰보다 더 많이 나가는 무게다. 우리의 동물보호농장은 소에서 공작새까지 47마리의 동물을 데리고 있다.

에스더의 모습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내 직업이 됐다. 에스더는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며 많은 이들이 에스더에게 마음을 연다. 최근 미국에 사는 한 여성은 이런 글을 남겼다. “저희 두 아들들에게 아버지가 두 명이어도 괜찮다는 걸 보여주어 고마워요.” 우린 직접적으로 게이 인권이나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하진 않지만 에스더는 사람들에게 이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에스더는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의 돼지는 아니었지만 에스더가 우리에게 버거울 정도로 크게 느껴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2017년 2월 10일 가디언에 올라온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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