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쓴 문학동네의 ‘동반 퇴진’에는 얼마나 진정성이 있나? 에 대한 문학동네의 반응에 대한 후속기사입니다.
표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결정한다면, 그 시점과 발표 방식 등에 대해 당사자들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 1기 편집위원 대부분이 이미 사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라면 더더욱 합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왜 문학동네는 ‘1세대 퇴진’ 결정을 편집위원 입에서 ‘오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긴급하게 언론에 흘려야 했을까.
‘1세대 퇴진’이라는 최초 보도 직후 출간된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호에 그 실마리가 있다. ‘문학동네’ 가을호는 ‘신경숙의 표절’을 인정했으나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문제인 ‘문학권력’ 논쟁은 부인했다(주간동아 1005호 기사 참조). 만약 ‘퇴진 결정’이란 보도 없이 가을호가 출간됐더라면, 문학동네는 창비, 백낙청 편집인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반발에 직면했을 것이다.
편집위원들과의 합의 없이 출판사 측에서 ‘누설’한 퇴진 결정은 여론 무마용 이상으로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문학동네 측은 ‘퇴진 결정’ 보도로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학동네가 진정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10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에나 드러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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