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딸랑, 종소리가 들리면

딸랑 딸랑, 종소리가 들리면 어머니는 내게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쥐어주면서 두부 한 모를 사오라고 말하곤 했다. 나는 쪼르르 달려나가 종을 흔드는 아저씨에게 두부 한 모 달라고 했다.

그 익숙한 종소리를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너무 간만이라 정말 그 종소리가 맞나 싶어 창가로 뛰어가 밖을 내어다 보았다. 20여 년 전 그 옛날엔 그래도 푸른 포터를 끌고 다니던 아저씨가 이제는 작은 리어카 하나에 걸터 앉아 종을 흔들고 있었다.

동네의 누구도 종소리에 화답을 하지 않자 아저씨는 이내 리어카를 끌기 시작한다. 20여 년. 종소리는 그대로인데 세상은 너무나 달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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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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