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ubmission to Weekly Donga on non-contact war, April 8 2013.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이 죽는다.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인명 피해는 국가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동 최강 군대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에게 한 수 접고 휴전을 한 데는 가족을 군인으로 둔 중산층의 압박도 크게 작용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행한 전쟁의 상당 부분을 민간 군사기업에 맡긴 이유 가운데 하나도 자국군 인명피해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기술이나 경제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많은 국가가 아군과 적군이 직접 부딪히는 근접전 대신 원거리에서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투를 수행하는 비접촉전에 주력한다.
3월 15일 러시아 국방산업 담당 부총리 드미트리 로고진은 군 관련 협의회에서 2020년까지 러시아군이 비접촉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러시아 무기개발 사업의 우선과제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비로 1조3000억 루블(47조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50%나 늘어난 금액이다.
항공력으로 승리한 코소보 전쟁
가장 널리 이용한 비접촉전 방식으로는 항공 폭격을 들 수 있다. 항공력을 활용하면 상대방의 전력이 미치지 못하는 원거리(공중)에서도 효과적으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미군은 자신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려고 1991년 걸프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항공력을 사용했다. 사상 최초로 항공력만 사용해 승리한 전쟁으로 평가받는 99년 코소보 전쟁은 비접촉전의 대표적 사례다. 공식발표에 따르면 당시 나토군 가운데 전투 작전 중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항공력 또한 사람이 운영하기는 마찬가지다. 혹시나 격추당해 조종사가 희생되기라도 하면 피해가 막심하다. 미 공군의 경우 전투기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260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공력 운영은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무인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항공력 무인화는 인명피해 방지와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본토 기지에서 화면을 보며 조종하는 무인기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는 13만5000달러면 충분하고, 훈련기간도 기존 전투기 조종사에 비해 20주를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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