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를 정말로 (어째 이래 말하니까 좀 이상하긴 한데) 책을 읽기 위해서 많이 썼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책이 있다 보니 다른 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나 메모를 많이 하곤 해요. 그런데 이걸 모아서 (책을 쓸 때 편하게) 한데 모으려고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북스 ≠ 클라우드
아이북스에서 읽은 책으로 남긴 메모나 하이라이트는 달리 ‘공유’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아이북스에서 남긴 메모나 하이라이트는 아이북스 안에서만 읽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EPUB 파일이니까 메모랑 하이라이트를 합쳐서(flatten) 내보내기(export)로 다른 PC나 기기에서 읽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애플의 폐쇄성 앞에서 첨참히 무너졌습니다. 편법으로라도 export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 같아 찾아보았지만 그걸로도 온전한 EPUB 파일을 추출해낼 수는 없더라고요.
바야흐로 클라우드 시대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전자책을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것이 원통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DRM이 걸려있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DRM이 없는 것만으로라도 제가 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를 했던 부분이나 메모를 남긴 것들을 다른 기기에서도 바로 접근이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구글 플레이북에서는 클라우드로 읽을 수 있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답이 있더군요. 바로 구글 플레이북입니다. 구글 플레이북은 웹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직접 자신이 보유한 EPUB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업로드된 EPUB 전자책은 같은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는 모든 기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반은 물론이고 iOS용으로도 구글 플레이북 앱은 나와있습니다.
아이북스만큼 미려하지는 않습니다만 결코 많이 모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클라우드의 강점이 이를 상쇄하지요.
구글 플레이북의 약점: 검색, PDF 메모 미지원
한편으로 구글 플레이북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요상하게도) 웹에서는 업로드한 전자책의 내용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이건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왜냐면 앱에서는 똑같은 전자책에서 검색이 가능하거든요.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약점도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북에서는 PDF도 업로드하여 클라우드로 접근 가능하지만, (이 또한 요상하게도) 업로드한 PDF에 하이라이트나 메모는 불가능합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닌데 왜 이 기능이 EPUB 파일에 대해서는 가능한데 PDF에 대해서는 안되는지는 (또 역시) 모르겠습니다.
PDF에 대한 대안: RepliGo Reader
하지만 PDF에 대해서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 존재합니다. 안드로이드용 PDF 리더 중에 가장 훌륭한 RepliGo Reader를 사용하면 됩니다.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를 지원하는데 클라우드에 있는 문서를 읽으면 곧바로 해당 문서를 내려받은 다음, 읽는 도중에 메모하거나 하이라이트를 할 경우, 해당 문서를 닫을 때 클라우드에 (메모/하이라이트로) 업데이트된 문서를 다시 올립니다. 따라서 다른 기기에서 읽더라도 메모나 하이라이트가 첨가된 버전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제 아이패드를 버리고 넥서스 7로 갈아타기로 결심해서 iOS 앱에서도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PDF 리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 경험상) 가장 훌륭한 iOS용 PDF 리더였던 PDF Expert가 iOS 7용으로 업데이트되면서 iCloud와는 그런 기능을 갖추었다고 한 걸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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