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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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한번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러시아에서 돌아오자마자 덜컥 맡게 되어 보다 충실한 내용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쬐금 아쉽습니다.

분식회계는 자본주의경제 사회에 균열을 가져온다. 시장에서 대출이나 투자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는 재무정보를 왜곡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왜곡된 재무정보를 믿고 대출을 해준 은행과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가 피해를 입는다. 여기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이제 그 부담은 국민 모두가 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분식회계 장본인이 제대로 처벌받은 적은 없다.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 실제로 복역한 기간은 1년 6개월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2003년 1조5000억 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반년도 되지 않아 보석으로 풀려났다. 제프리 스킬링 엔론 최고경영자(CEO)가 24년형, 버나드 에버스 월드컴 CEO가 25년형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금이 걸린 소송이 제기됨은 물론이다.

회계사의 기본 업무가 바로 감사임에도 우리나라 회계사들은 이미 감사 업무를 기피하고 있다. 수임구조 등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실제로 감사 범위에 제약이 크고, 정작 문제가 발생하면 회계사에게 먼저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 때문이다. 이 대표는 “수험생들이 회계사 자격시험을 기피할 뿐 아니라, 이미 자격을 취득한 회계사들도 감사 업무를 기피한다. 공기업에 들어가려 하거나 회계법인 내에서도 세무 또는 자문 업무를 하려고 한다. 나중에는 감사 업무가 무능력한 사람이 하는 것이 돼 점점 더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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