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소위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에 숏핸드Shorthand라는 툴을 쓴다. 처음 읽은 (그리고 매료된) BBC의 숏핸드 스토리는 바로 보시라이의 실각을 다룬 Murder in the Lucky Holiday Hotel이었는데 처음에는 (우리나라 언론들에서 그렇듯) 따로 개발자가 붙어서 만드는 건 줄 알았다.
BBC에서 일하게 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게 이런 스토리를 어떻게 만드는가였다. 그런데 런던에서 트레이닝 과정 중에 숏핸드라는 툴을 써서 이런 걸 만든다는 걸 알게 됐다. 바로 써보고 싶었지만 다른 교육 과정이 많아서 미처 런던에서는 배우지 못하고 돌아왔다.
서비스 런칭 때문에 정신없던 와중에 다시 숏핸드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면서 계정도 런던에 요청해서 받아놓고 혼자서 학습을 했다. 워낙 툴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HTML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어도 웬만한 부분은 혼자서 구현이 가능하다.
그리하여 먼저 기존의 BBC 숏핸드 스토리 중에서 정말 비주얼을 잘 살린, 인도네시아 조류의 위기를 다룬 ‘노래를 위해 팔리다‘를 우리말로 옮겼고 (다른 스탭이 한 번역문을 숏핸드에 얹는 것만 했다) 그 와중에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다.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규제 문제는 원래 우버를 중심으로 다룰 생각이었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규제당국과 마찰을 빚고 물러난 다음, 로컬 스타트업들의 방식을 모방하여 다시 슬쩍 발을 담그는 것이 무척 흥미로운 상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취재 후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풀러스가 치고 들어오는 상황이 발생하여 기사의 방향을 바꿨다. 처음 해보는 거라 시행착오가 좀 있었는데 앞으로는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 무작정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ㅋ
링크: https://www.bbc.com/korean/resources/idt-sh/ride_sharing_korean
(featured image: 풀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