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연출들은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지만 잃은 딸에 대한 감정과 기억에 대한 부분들은 그저 이 영화를 ‘재현영화’에서 최대한 벗어나게 하려고 억지로 넣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감독은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데 뭔가 큰 편향(실은 ‘문제’라고 하고 싶은데)이 있다. 위플래시부터 계속 그랬는데 그가 표현하는 인간의 애착 같은 감정들은 결코 따뜻한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를 유폐시키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상처 입히는 방식으로만 드러난다.
위플래시와 라라랜드를 볼 때는 아, 감독이 이렇게 감정을 안으로 구부리는 게 ‘쿨’한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퍼스트맨을 보고 나니 감독의 성정 자체가 그렇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footnote]따뜻한 애착 같은 게 결여돼 있는 (그리고 그 결여가 자신의 천재성을 계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유형의 천재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감독도 그런 유형은 아닐까 생각했다.[/footnote]
그리고 핸드헬드. 왜 관객을 괴롭히는 수준의 핸드헬드를 고집하는가. 무슨 도그마95여? 내가 삼각대랑 김벌 사다 주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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