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 아방가르드 음악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오토모 요시히데는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을 한 적이 있다. 대부분 사토 유키에 형님의 초대 덕택이었던 듯.
한번은 홍대의 힙한 (내가 아직 대학생이던 시절이었으므로 ‘힙’이란 표현은 당시 존재하진 않았다만) 레스토펍 같은 곳에서 솔로 퍼포먼스를 했는데 턴테이블 두 대를 한동안 노려보다가 갑자기 작은 심벌 두 개를 들고 턴테이블을 내리쳤다.
층고가 상당히 높은 건물이었는데 엄청난 노이즈가 실내 전체를 휘감았다. 가끔 노이즈/드론 음악에서 ‘wall of sound’란 표현을 쓰는데 정말 딱 그것이었다.
그때 느낀 충격은 거의 무슨 신비 체험 수준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때 그 장면을 머리 속으로 그릴 수가 있을 정도.
유튜브라는 서비스가 생겼을 때 내가 처음으로 올린 영상이 공교롭게도 오토모 상의 94년 기타 솔로였더라.
요새는 형님 어찌 지내시나 궁금해 좀 찾아봤는데 재작년에는 뉴욕에서 크리스 피치오코스와도 같이 연주를 했더라.
피치오코스의 연주는 내가 유일하게 미국 여행을 해본 2016년에 DMG에서 본 적이 있다. 젊어서 그런지 정말 엄청난 에너지가 나오는 색소폰 플레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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