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에서 한 수 배웠다

팟캐스트라면 옛날에 ‘나는 꼼수다’나 좀 듣다가 말았지, 그 이후로는 거의 듣는 게 없었다.

출판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팟캐스트의 가능성에 대해서 높이 사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팟캐스트의 가능성이 높으리란 생각은 안했다.

나의 논거는 단순했다. 아따 시대는 비디오 아입니꺼. 유튜브. 넷플릭스. 게다가 한국에서 ‘나는 꼼수다’ 이후로 뭔가 킬러 팟캐스트 시리즈 이야기를 못 들었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로 넘아가자면, 유튜브는 어쨌든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보상 체계(광고)를 제공하고 있고 검색을 통한 유입도 풍부해 컨텐츠가 괜찮으면 무명의 신인이라도 가능성이 꽤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접니다

이 두 가지는 팟캐스트에게 너무나 부족하다. 역으로 이걸 개선할 수 있다면 상당한 가능성이 나오긴 할 터.

그런데 요새 한참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갖다가 국내 팟캐스트에서 부동산을 다룬 것들을 몇개 듣고 구독도 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팟캐스트 대부분은 사람 여럿이서 몇가지 주제들을 놓고 만담을 하는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기획보다는 캐릭터에 의존을 하게 된다. 나꼼수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필요로 하는 정보가 분명한 경우에는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구독을 해놓고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터 롱고 박사가 자기가 등장한 팟캐스트라며 Science Vs라는 팟캐스트의 링크를 공유하길래, 이것도 뭐 그런 만담류 팟캐인가 하는 생각으로 (약간은 머뭇거리다가) 눌러서 들어봤는데…

…정말 깜짝 놀라버렸다.

프로덕션이 너무 멋진 거 있지. 사운드 효과도 정말 21세기 스타일이고. 깔끔한 진행과 기획 때문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게 되더라.

게다가 과학을 다루는 것이니만큼 인용도 중요할 터, 이 팟캐스트 시리즈의 웹사이트에 가면 녹취본에 원문 citation의 링크까지 철저하게 걸려있다.

나도 가끔씩 일 때문에 라디오 패키지를 만들긴 하는데 이렇게 첨단의 느낌으론 하지 않아서 무척 자극을 받았다.

나도 이런 걸 만들어 보고 싶다! 유튜브를 하더라도 더 멋지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서 다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문제일 뿐…)

이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Gimlet Media라는 곳이 뭐하는 덴가 살펴보니 라디오 저널리스트가 설립한 미국의 팟캐스트 전문 제작사다. 여윽시 미국 정도 되니까 이런 팟캐스트 전문 제작사도 나오는구나.

BM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멋진 프로덕션을 보여주는 팟캐스트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 걸 수도 있겠지만.


새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Comments

5 responses to “팟캐스트에서 한 수 배웠다”

  1. 방수시계 Avatar
    방수시계

    국내에는 XSFM 이라는 팟캐스트 전문 제작사가 있습니다. 여타 팟캐에 비해 사운드가 매우 깔끔합니다. 음악 사용시 저작권 사용금액을 지불하는 유일한(예전에는 유일했는데 지금은 더 있을지도) 팟캐라고 알고 있습니다. // 방탄커피 매커니즘이 궁금해서 찾아왔는데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1. 감사합니다. 저도 한번 거기서 나오는 방송 들어봐야겠네요. 혹시 추천하시는 방송 있으신지?

      1. 방수시계 Avatar
        방수시계

        가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론 최근에 ‘대한민국 치킨전’을 가장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

        1. 방수시계 Avatar
          방수시계

          헉 특수기호는 사라지나 보네요. – 프로그램명이 그것은 알기 싫다 입니다.

        2. 아 그런 이름의 책을 그 농경제학을 전공했다는 분이 썼다고 본 거 같은데 아마 그분이 나온 것인가 보군요. 감사합니다. 저도 들어볼게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