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학생이 다시 북한에서 살아봤다 (게임에서)

RealLives를 한 마디로 소개하려면 ‘삶 시뮬레이터’라고 해야 할 텐데 이래 가지고는 정확히 어떤 건지 별로 와닿지가 않는다.

사실 나는 이 게임을 꽤 오래전에 해본 적이 있다. 그 시절에는 윈도우용으로 (현재는 완전 웹 기반이다) Real Lives 2 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니던 것이었다. 현재 버전도 화려한 비주얼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시절엔 더했다.

어떤 해외 게이머들 포럼에서인가 화제였는데 사람들이 이걸 가지고 가장 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 태어나서 얼마나 빨리 죽는지의 사례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 매우 음침한 동기였다.

한 턴씩 1년이 지나가고 플레이어가 태어난 국가의 경제 상황, 환경 등을 기반으로 랜덤하게 사건이 발생해서 성장하여 직업을 선택하고 결혼을 하게 되는 등의 (물론 일찍 죽기도 하고) 인생의 선택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이 게임이 계속 업데이트가 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탈북을 한 사람이 다시 북한에서의 삶을 플레이해보면 무척 흥미로운 그림이 나오겠단 생각을 했다.

작년 늦가을에 촬영을 했는데 원래는 그런 게임 플레이 내용을 위주로 게임 스트리밍 방송과 비슷한 스타일로 북한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포맷을 구상했었다. 그때쯤 BBC 한국어 서비스의 유튜브 채널 런칭 논의도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10분이고 20분이고 충분히 길게 뽑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채널 런칭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젠 놀랍지도 않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추진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긴 영상은 유튜브 아니면 받아들일 플랫폼이 없다.

그렇게 한동안 이 아이템은 촬영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남았다.

최근 유튜브 채널 런칭이 정말로 가까워지면서 (이번엔 정말이겠지) 문득 이 아이템이 생각이 났다. 일단은 다른 플랫폼에도 얹기 쉽게 3분 정도로 하나 만들었고 조만간 유튜브용으로 한 15분 짜리를 뽑아보려 한다.

이날 섭외한 주인공이 스토리 자체부터 입담까지 훌륭했기 때문에 정말 이건 스트리밍으로 방송해도 잘될 것이었다. 시간이 너무 흘러버려 그게 좀 아쉽다.


새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Comments

One response to “탈북 학생이 다시 북한에서 살아봤다 (게임에서)”

  1. Thanks Subin for all your efforts to make this short film on RealLives. I know how much efforts you have taken to make this film. We at RealLives remain indebted to you and your team at BBC!!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