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디서든 살긴 살아야 하니까,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때가 온다. 가끔은 부동산 거래야말로 조선땅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진정한 통과의례가 아닐까 생각도 한다. 뉴스룸에서 이야기를 해봐도 부동산 거래를 해본 사람과 안해본 사람은 경제 이슈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다르다.
그럼 자연스레 예전엔 늘 건너뛰곤 했던 부동산 관련 기사를 찬찬히 읽어보게 된다.[footnote]대부분 언론의 부동산 기사가 얼마나 부실한지에 대해서는 굳이 재론하지 않기로 한다. 뭐 부동산만의 문제도 아니고…[/footnote] 종종 인용되는 코멘테이터들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게 된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그중 돋보이는 코멘테이터였다. 하락론이 대세이던 2013년에 홀로 상승론을 제기했고 또 그것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그보다도 나는 늘 그의 분석에 근거가 정합성 있게 따르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근자에는 그간 유지하던 상승론 입장을 바꾼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정부 대책이 나올 때마다 주섬주섬 약보합을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대책이 나올 때마다 부동산 시장이 처음에는 잠시 주춤거리다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고 심지어 지금은 2007년 시절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밸류에이션에 들어선 상태다 보니, 막연히 이번에도 별 소용없지 않을까 생각하는 기류가 이제는 형성돼 있는 느낌이다.
바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부터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지난 10년동안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저자를 따라 살펴보고 나면 왜 그가 2020년부터 상승장이 끝났다고 보는지 알 수 있다.
(그 자세한 이유는 책을 참조하시고)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건 다주택자들인데 이제 부동산 세금 관련 규정이 대폭 보완돼 실현시킬 수 있는 투자수익이 대폭 줄어들었고 또한 다주택 보유의 부담도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앞으로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리츠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추천하기까지 한다.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고 권하는 바가 정부가 내놓는 메시지와 비슷해서 혹자는 저자가 ‘친정부’ 성향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고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볼 땐 그저 이제서야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정책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따름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