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양이는 인간처럼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 들지 않는 걸까요?

왜 고양이는 인간처럼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 들지 않는 걸까요?

고양이는 행복하니까요. 세상을 개선하려 드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개선하려는 충동이 전이된 겁니다. 고양이는 인간과는 달리 내면이 분열돼 있지 않고 지금 그대로 외에 어떠한 것도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죠.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고양이는 그걸 별로 재미없는 환상이라 치부할 겁니다.

Cats and the meaning of life: John Gray on ‘Feline Philosophy’

후기(?) 존 그레이의 철학을 매우 잘 요약해주는 대목이다. 그레이가 공산주의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심지어 매료)을 보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터. 허무주의자라는 비난은 응당하지만 일각의 nationalist라는 비난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는 사실 늘 그레이가 그 다음에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스크리아빈을 애호한다면 그 다음에 더 해명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새 글을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