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콘퀘스트, 정치의 3원칙

  1. 사람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다.
  2. 명시적, 선천적으로 우익이 아닌 집단은 결국 좌익이 된다.
  3. 모든 관료 집단의 행위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그것이 비밀리에 적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영국 출신의 반공 보수 역사학자 로버트 콘퀘스트가 제창했다고 알려진 이 정치의 3원칙은, 사실 콘퀘스트 본인의 저작에는 거론되지 않으며 사석에서 종종 말하곤 했다 한다.

그래서 몇 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가장 널리 통용되는 건 내셔널리뷰의 존 더비셔가 2003년에 기록한 버전으로, 내가 위에 옮긴 것도 이 버전이다.

그런데 보다 꼼꼼하게 출처를 따져본 사람에 따르면 2번 원칙은 콘퀘스트가 아닌 대처의 보좌관이었던 존 오설리번의 것이라 한다. 다른 기록의 버전은 이렇다:

  1.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 주제에 대해서는 반동적이다.
  2. 모든 조직은 반대편의 간첩들이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원칙들도 그렇지만 첫 버전의 2번(오설리번의 원칙)은 특히 의미심장하다. 더비셔는 이 원칙의 사례로 콘퀘스트가 영국 성공회와 국제앰네스티를 언급했다고 한다. 오설리번은 ACLU, 포드 재단, 미국 성공회를 언급한다.

타일러 코웬도 이 2번 원칙에 대해 블룸버그에 칼럼을 쓴 일이 있다. 코웬의 논지는 2번 원칙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보이는 이유들도 여럿 열거한다) 그 의미는 사회가 실상은 보이는 것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게다. 왜냐면 언론, 정치·기업 조직에서 좌익의 레토릭이 훨씬 어필하기 쉽고 따라서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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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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