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들 Blendle 이 보여준 새로운 저널리즘 비즈니스 모델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각광을 받던 모델 중 하나가 바로 micropayment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여러가지 제약으로 불가능했던 것이 온라인에서는 가능해진 경우이죠. 아이튠스에서 음반 단위가 아닌 곡 단위로도 음원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널리즘에서도 이러한 마이크로페이먼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 분들도 많을 겁니다. 아지만 네덜란드의 스타트업인 블렌들이 작년에 이를 시작하기 전까지 의미 있는 시도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어느덧 블렌들도 시작한지 1년이 지났는데 최근에 창업자 Alexander Klöpping이 Medium에 1주년 기념으로 쓴 글에서 그간의 경험을 나누었더라고요. 글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금껏 많은 언론사들이 광고 외의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고 대부분 다음의 세 가지 모델에 다다랐다.

  1. 미터 페이월: 한 달에 기사 몇 개 정도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한다. 그 다음에는 돈을 내야 한다. 뉴욕타임즈가 하고 있는 대표적인 방식. 이 모델은 NYT에게는 꽤 잘 작동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언론사들이 이를 따라하고 있지만 거대 시장의 거대 언론사들에겐 통할지 몰라도 소규모 시장의 군소 언론사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비즈니스적으로 가능하려면 수천만 명의 방문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 프리미엄(freemium) 모델: 기본적으로 무료로 기사를 제공하되 가장 좋은 기사는 유료 고객만 볼 수 있게 한다.
  3. 강력 페이월: 링크를 클릭할 때마다 ‘지금 구독하십시오! 아님 나가셈!’ 하는 메시지와 맞닥뜨리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즈나 영국의 더 타임즈가 대표적. 이 언론사의 콘텐츠를 정말로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이 모델은 잘 작동하겠지만 대부분은 3초 안에 사이트를 떠난다.

이 세 가지 모델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독자들을 ‘정기구독’하게 만드려고 한다. 언론사 입장에서야 그게 좋겠지만, 웹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한 묶음으로 뭔가를 사고 싶어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이월을 싫어한다. 읽고 싶은 신문이나 잡지의 웹사이트에 매번 등록을 해야 하고, 우리가 별로 읽고 싶어하지 않는 기사들에 대해서도 한꺼번에 월간 사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저널리즘도 훌륭한 UX가 필요하다

  • 만약 당신이 모든 언론의 기사를 한 곳에서 읽을 수 있다면?
  • 모든 기사를 읽는 데 단 한 곳에 회원가입만 하면 된다면?
  • 당신이 실제로 읽은 기사에 대해서만 돈을 낼 수 있다면?
  • 만약 기사가 마음에 안 들면 환불을 받을 수 있다면?
  • 정기구독도 필요 없고,
  • 광고도 없다면?

그래서 우리는 1년 전에 네덜란드에서 블렌들을 시작했다.

12개월이 지나고 우리는 25만 명의 회원(네덜란드의 인구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을 거느리게 되었고 회원의 대부분이 35세 미만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훌륭한 저널리즘에 돈을 내고 싶어한다는 걸 증명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NYT와 WSJ, WP의 글로벌 라이센스 계약도 체결했다.

마케팅에 단 1유로도 지출하지 않고 우리는 25만의 회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 정확한 수입액을 밝힐 수는 없으나 1년의 시간에 비해 상당한 수익도 내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돈이 이전에는 저널리즘에 돈을 내지 않던 사람들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다. 내 친구들은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가 나오기 전까지 음악이나 영화에 전혀 돈을 쓰지 않았다. 블렌들이 나오고 나서 이들은 저널리즘에도 돈을 내고 있다. 그것도 대부분 그들 생애 처음으로.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배웠다.

#1 저널리즘에서의 마이크로페이먼트는 가능하다

그러나 뉴스에는 통하지 않는다. 블렌들에서 속보 같은 뉴스들은 별로 잘 팔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것에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건의 배경을 파헤치는 기사라든지 훌륭한 분석 기사에 대해서는 돈을 썼다. 오피니언이나 긴 인터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무엇’이 아닌 ‘왜’에 돈을 쓰고 싶어한다.

#2 회원들은 낚시성 기사를 환불로 혼내주더라

2015년 현재 오늘날의 저널리즘을 대표하는 건 버즈피드인 것 같다. 어디서나 버즈피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기사 한 건당 돈을 내기 시작하면 버즈피드는 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블렌들에서 유명인 가십 따위를 다루는 잡지들은 다른 언론에 비해 더 많이 환불을 겪는다(50% 가량). 가십 잡지 기사의 대부분은 낚시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직 돈값을 하는 콘텐츠에만 돈을 낸다. 블렌들에서는 고품질 저널리즘만이 유행하게 되었다.

#3 마이크로페이먼트와 환불은 품질을 보여주는 훌륭한 지표다

지난 20년 동안 언론사들은 오직 페이지뷰만을 좇았다. 이제는 점차 많은 언론사들이 페이지뷰 대신 기사를 읽은 시간(engagement time)을 중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중요한 지표를 사용할 수 있다. 1) 기사가 마이크로페이먼트에서 얼마나 수익을 냈는가? 2) 기사를 읽은 후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환불을 요청하였나?

평균적으로 약 5%의 독자들만이 환불을 요청했다.

#4 마이크로페이먼트가 정기구독자들을 빼앗지는 않는다

1년 전, 네덜란드의 몇몇 언론사들은 블렌들이 미칠 영향을 우려했었다. 블렌들로 인해 정기구독자가 줄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부 언론사들은 정기구독자가 구독 취소를 신청했을 때 블렌들 때문이냐고 묻도록 매뉴얼까지 작성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언론사들도 블렌들이 언론사들의 기존 고객들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언론에 돈을 내고 있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을 안다. 마이크로페이먼트의 수익은 기존 수익에 더해지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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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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