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는 좋은 메모 서비스입니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7년 넘게 써왔습니다.
애착도 컸지요. 지금 이 블로그에만 에버노트에 관한 글을,
이만큼(?)이나 썼네요. 그리고 이글루스 시절에도 뇌수의 일부분, 메모의 디지털화: 스프링패드와 에버노트라는 글을 썼어요.
당시에는 스프링패드와 에버노트를 비교하면서 에버노트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에는 원노트의 손을 들어주는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성능은 아직까지도 에버노트가 조금 더 좋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안드로이드 위젯에서 ‘저장된 검색 결과saved search‘를 바로 띄울 수 있는 기능을 거의 할일 목록todo list로 유용하게 썼죠.
문제는 아이폰(iOS) 위젯으로 가면 어차피 둘 다 쓰레기라는 것… 정말 아이폰 위젯은 대체 뭐하러 만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명함이나 영수증 등의 이미지를 스마트폰으로 캡쳐하여 보관하는 기능도 (원노트도 오피스 렌즈 앱으로 충분히 됩니다만) 에버노트가 보다 UI/UX 측면에서 부드러웠습니다.
IFTTT나 Zapier 같은 자동화 서비스와의 연동 범위도 훨씬 폭넓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제 소셜미디어 포스팅 기록은 자동으로 에버노트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에버노트를 저버리게 된 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① 오피스365와 비교할 때 유료 서비스가 비싸다
에버노트의 프리미엄(유료) 서비스는 연간 5만 원 가량입니다.
그런데 원노트는 기본적으로 무료인데다가 몇가지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오피스365 홈 버전이 연 12만 원 가량입니다.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에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를 5TB까지 제공합니다.((1TB짜리 계정을 5개까지 제공))
이 시점에서 에버노트가 좋은 서비스이긴 하지만 연 5만 원을 내면서 이용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7년 넘게 에버노트를 써온 사람입니다. 연 5만 원이 사실 엄청난 부담은 아니기 때문에 단지 이 정도 차이로 떠날 생각을 하긴 어렵죠.
실은 두 번째 이유가 에버노트→원노트 이민을 시작하게 된 발화점이 됐습니다.
② 윈도우즈 잉크를 지원하지 않는다
저는 윈도우즈 잉크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윈도우즈 잉크란 윈도우즈 10에서 등장한 펜 입력 지원 기능을 말합니다. MS 서피스, HP 스펙터 X360이나 제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레노버 요가920, 최근 삼성이 열심히 광고하고 있는 노트북 Pen이 윈도우즈 잉크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기죠.
MS가 어도비 등의 업체들을 보다 잘 포섭하기만 하면 윈도우즈 잉크는 그래픽이나 음향/음악 프로페셔널들도 맥을 버리고 윈도우즈로 오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맥이 2~3년 전부터 프로들을 계속 실망시키는 쪽으로 움직여 오기도 했고.
그렇지만 저처럼 취재 등으로 메모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윈도우즈 잉크는 이미 완벽합니다.
강좌나 취재 내용을 기록하는 데 실제로 기억의 효율은 받아치는 것보다 필기로 메모를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이제 많이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며칠 전 국제정치학의 거두 존 미어샤이머 교수의 특강을 들으면서 요가920으로 필기를 했는데 요가920이 2-in-1 랩탑으로는 무게감이 좀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넘는 시간 동안 매우 만족스럽게 필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에버노트 윈도우즈 버전은 아직까지 윈도우즈 잉크를 지원하지 않아요. 윈도우즈 사용자가 별로 없어서인지…
종이의 한계 없이 자유롭게 필기하고 회의 때도 랩탑만 챙기는 진정한 IT 간지남의 삶을 향한 저의 전진을 가로막는 것이라면 제아무리 7년 이상 사용한 에버노트라도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노트를 반년 넘게 쓴 후 무엇이 바뀌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다른 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진짜 존나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부분이 재미있으셨는지 말해주시면 앞으로 더 재미있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부분이요
종이의 한계 없이 자유롭게 필기하고 회의 때도 랩탑만 챙기는 진정한 IT 간지남의 삶을 향한 저의 전진을 가로막는 것이라면 제아무리 7년 이상 사용한 에버노트라도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