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지만 아침을 먹는 게 좋다는 기사를 보면 귀가 팔랑거렸던 분들! 이제 아침식사에 관한 모든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
목차
– 검증1: 아침을 거르면 건강에 안좋다?
– 검증2: 아침을 먹어야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 검증3: 아침식사와 다이어트의 관계
참고
– 과체중자를 대상으로 한 아침 식사 연구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473164/
– 건강하고 날씬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아침 식사 연구 https://academic.oup.com/ajcn/article/81/2/388/4607454
– 날씬한 성인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가 에너지 균형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https://academic.oup.com/ajcn/article/100/2/539/4576482
– 체중과 에너지 섭취에 아침 식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분석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352874/
제 채널을 구독하시는 분들, 그리고 지금 이 영상을 보고 계시는 분들 중에는 간헐적 단식 같은 비교적 최신 유행의 다이어트 플랜을 이미 하고 계시거나 해볼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간헐적 단식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아침을 거르고 점심 저녁을 짧은 간격 안에 먹어서 최대한 공복시간을 확보하는 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죠.
그런데 가끔 신문 기사 등에서 ‘아침을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얘기 들리잖아요? 심지어 ‘아침을 먹어야 다이어트가 된다’ 뭐 그런 얘기도 들리고요. 그때마다 귀가 팔랑팔랑 거린 분들 많으실 거에요.
그런데 이런 얘기들, 정말일까요?
검증1: 아침을 거르면 건강에 안 좋다?
먼저 ‘아침을 거르면 건강에 안 좋다’는 주장부터 연구 논문으로 검증해봅시다.
사실 아침을 거른 경우와 안 거른 경우를 비교한 연구들 대부분은 체중 변화에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과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는 좀 있어요.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473164/
2014년에 발표된 이 연구는 4주간 섬유질이 많은 아침 식사와 그렇지 않은 아침 식사, 그리고 아예 아침 식사를 안한 실험군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긴 했어요. 그런데 그 정도는 0.4mmol/l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다른 실험의 경우도 크게 다르진 않아요. 이건 2005년 연구인데 건강하고 날씬한 여성 10명을 데리고 2주간 한 실험입니다.
https://academic.oup.com/ajcn/article/81/2/388/4607454
여기서도 아침을 거른 실험군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0.2밀리몰 늘긴 했지만 마찬가지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아침 식사를 안했을 때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혈당 쪽이었어요.
이 2015년 연구는 당뇨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침을 먹었을 때와 먹지 않았을 때의 혈당 및 인슐린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그래프의 까만점이 아침을 먹은 사람, 하얀 점이 아침을 거른 사람이고 아래 화살표가 각기 아침, 점심,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확실히 아침을 거른 사람이 점심을 먹었을 때 혈당이 확 뛰죠?
하지만 이것은 이미 당뇨 증세가 있는 분들의 경우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겐 문제가 되지않아요.
앞선 두 가지 실험에서도 당뇨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복 혈당 수치를 측정했어요. 아침을 먹었던 먹지 않았건 공복 혈당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검증2: 아침을 먹어야 신진대사율이 증가한다고?
아침을 먹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주장은 아침을 먹어야 신진대사율이 증가한다는 걸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그럴싸하죠. 음식을 몸의 연료라고 생각했을 때 아침에 연료를 넣어줘야 보다 몸이 남은 하루동안 활발하게 돌아갈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연구 결과들을 살펴봅시다.
이 2014년 연구는 21~60세의 날씬한 남녀 33명을 대상으로 한쪽은 아침을 먹고 다른 한쪽은 아침을 거르게 해서 6주를 관찰했습니다.
https://academic.oup.com/ajcn/article/100/2/539/4576482
그런데 아침을 먹었던 먹지 않았건 휴식 상태의 대사율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침을 먹고 안 먹고는 신진대사율 증가에 영향이 없었어요. 그보다는 하루 전반에 걸쳐 섭취하는 칼로리가 중요했습니다. 아침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계속 칼로리 섭취를 안한다면 대사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말 나온 김에 아침 식사와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게요. 아침을 거른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운동 효과에 영향을 미치긴 합니다. 그런데 정말 고강도의 운동을 할 때에만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쳐요. 일반적인 운동은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공복에 운동을 한 후 2시간 내에 단백질 20g 정도를 섭취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근육 생성을 돕고 최소한 근손실이 발생하는 걸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단백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단백질을 얼만큼 먹어야 다이어트에 이상적인지에 대해서는 예전에 설명 드린 영상을 참조하세요: 칼로리만 챙겨선 안된다! 다이어트할 때 단백질도 꼭 챙겨야 하는 이유 )
검증3: 아침 식사와 다이어트의 상관관계는?
이제 결론으로 나가봅시다. 과연 아침 식사와 다이어트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마침 올해 초에 이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가 나왔습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352874/
메타분석이란 새로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각기 다른 연구 데이터를 선별 정리해서 분석하는 걸 의미해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은 워낙 돈도 많이 들고 특히 이런 경우는 사람들의 식습관을 통제하는 것이라 실험을 할 때 여러 사람을 데리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끽해야 30~40명 데리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실험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번 이뤄졌다면 그 데이터들만 일정한 척도로 잘 분류하면 보다 정확한 값을 얻는 게 가능하죠.
정확하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요,
동전을 던졌을 때 앞쪽이 나올 확률이 2분의 1이라는 걸 우린 수학 시간 때 배워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 네 번 정도만 던져보면 딱 2분의 1이 나오기가 어렵죠. 왜냐면 조금만 던졌잖아요. 그렇게 조금 던지면 우연히 뒤쪽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죠.
하지만 던지는 회수를 백만 번까지 해봤다고 하죠. 그럼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비율이 2분의 1에 더 가까워지겠죠.
이런 것처럼 메타분석은 더 많은 데이터를 포괄하니까 데이터만 양질이라면 보다 진실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28년 간의 연구를 모아서 이중에서 보다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데이터만 선별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침 식사와 체중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486명에 대한 데이터를 얻었고 아침을 먹었을 때 24시간 동안 섭취하는 칼로리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930명에 대한 걸 얻었어요.
그 결과 아침을 먹은 사람보다는 아침을 거른 사람의 체중이 평균 0.44kg 덜 나갔어요.
논문은 아침 식사를 추가하는 게 체중 감량에 좋지 않은 전략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정반대로 체중이 늘어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아침식사와 하루 활동량의 관계에요. 몇몇 연구에서는 아침식사를 한 사람들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았다는 결과를 보고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는 게, 보통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침을 챙겨먹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러니까 인과관계가 뒤바뀐 거에요.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아침을 챙겨먹는 경우가 많은 거지 아침을 먹기 때문에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닌 거죠.
결국 체중 감량에 중요한 것은 하루 전반에 걸쳐 섭취하는 칼로리 양이지, 아침을 먹느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아침을 먹더라도 하루 전반에 섭취하는 양을 잘 관리하면 살이 빠질 수 있는 거고, 아침을 안 먹더라도 점심 저녁에 폭식을 하면 당연히 살이 찌겠죠.
그러니 간헐적 단식으로 아침을 거르는 분들은 안심하고 계속 하시면 되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다음 시간에 더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po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