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자 한겨레 토요판에 기고한 글입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 비행기, ‘드론’(drone)이라고도 불리는 무인기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군용 무인기 한 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무인기는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혀 왔습니다. 무인기의 득세는 한때의 유행을 넘어 전쟁의 패러다임까지 크게 흔들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무인기의 역사와 용도, 부작용 등 무인기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4월30일 오전 10시께, 특이한 생김새의 비행체가 강원도 홍천의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추락했다. 기체의 잔해는 인적 없는 텃밭에 떨어져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추락사고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추락한 비행체의 사진을 보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모습이 일반적인 비행기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것이 비행기인지 장난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송골매’(RQ-101)라는 이름의 이 비행기는 분명 일반적인 비행기와 다르다. 우선 ‘빨간 마후라’를 휘날리는 조종사가 없다. 탑승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 크기도 길이(전장) 4.8m, 너비(전폭) 6.4m로 매우 작다. 볼품없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송골매를 비롯한 무인비행기는 앞으로 세계 항공시장의 주역이 될 ‘귀하신 몸’이다. 항공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은 무인기(드론)가 차세대 전쟁의 핵심 무기가 될 것임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항공산업의 대세는 이미 무인기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송골매 추락 사고는 무인기에 관한 두 개의 새로운 정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줬다. 하나는 많은 사람이 미처 모르는 새 우리나라에서도 무인기의 활용이 빠르게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무인기 또한 그 나름의 한계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새로운 기술의 출현은 언제나 새로운 논란을 동반한다. 무인기가 빠른 속도로 일반화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통해 무인기의 명과 암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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