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예술가

소위 ‘포스트모던’ 아트라는 것을 보면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예술가'[footnote]’주체’적 작가author[/footnote]의 개념을 폐기하겠다는 각오로 감상자에게 달겨드는 작품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그 각오는 딱 그 ‘작품’ 안에서만 그치고 작가 자신과 작품,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한다.

나의 단견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예술가이기를 저버리고자 한다면, ‘작가’로서 대우를 받기를 기대해서도 안되고 그 ‘작품’이 시장에서 고전적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값어치를 평가받으려 하지도 말아야 한다.

왜냐면 그런 ‘관계’들은 ‘예술가’들의 전통 속에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정녕 전통을 타파하길 원한다면 기존의 관계망 모두를 함께 타파해야 하지 않나?

작품 자체는 구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면서 구습의 단물은 그대로 누리기를 원하는 것은 아닌가? 예술가가 사회에서 갖는 지위는 (그것이 얼마나 높건 낮건 간에) 전통을 통해 형성된다. 지금의 예술가는 선배의 유산을 까먹거나 불리고 있는 것이다.[footnote]한 7년쯤 전에 동덕여대 심상용 교수를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footnote] 전자가 더 많은 것 같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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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올라올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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