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네스터, 「호흡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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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라고 코가 있긴 하지만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도 많다. 코가 잘 막히는 경우도 있을 테고 뛰다가 숨이 차면 더 많이 들이쉬려고 입을 쓰기도 하잖은가.

그런데 입으로 숨을 쉬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수면의 질은 물론이고 심지어 운동 능력까지도, 코로 숨을 쉬었을 때와 입으로 숨을 쉬었을 때의 차이가 현저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호흡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데이브 아스프리의 팟캐스트에 저자가 나왔길래 내용을 좀 봤는데 흥미로워서 책도 구해서 읽었다. 한국에서 나왔나 싶어 찾아보니 벌써 2월 중순에 출간이 됐다.

여러 가지로 치명적일 수 있는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테이프로 입을 막고 잠을 자는 방식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한다. 좀 논란이 되기도 하는 부테이코 기법의 일환인데 반창고 테이프를 인중과 입술 밑으로 세로로만 붙이는 방식으로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다. 잘 때 입으로 숨쉬는 경우가 종종 있는 내 가족은 이 방식에 상당히 만족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입이 건조하지가 않고 더 상쾌하다나.

더 흥미로운 것은 호흡의 횟수를 줄이고 들숨보다 날숨을 더 길게 하는 방식으로 체내에 산소 부족을 유도함으로써 트랜스와 비슷한 상태를 유발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는 것.

군 복무 시절, 헬스 트레이너 하던 동기 형이 뭔 책을 열심히 읽길래 뭔가 해서 봤더니 원로 과학자 박희선 전 서울대 교수가 쓴 「배꼽 호흡 건강 혁명」이란 책이었다. 여기서도 뇌나 체내에 산소를 좀 부족하게 만드는 것이 몸을 강인하게 만든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서, 그냥 옛날 단학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닌가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주장들이 꽤 근거가 있는 양 소개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옛날에 발걸음 한 번 잘못하여 호흡수련 따위에 계속 미련(?)을 갖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호흡과 건강 차원에서도 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니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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