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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 「고양이의 철학」
동물로서의 고양이를 특히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어떠한 상징마냥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고양이’에 대해 가끔, 어디서부터 솟는 것인지 분간이 어려운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많은 경우, 고양이는 ‘인간다움’에 대한 안티테제처럼 제시된다. ‘패배의 시대The Age of Defeat‘의 적절한 상징이기도 할 터. 식자가 고양이에 대해 책을 쓰는 일은, 그래서 내겐 내리막의 시작처럼 여겨진다. 한국에서 (갑자기) 고양이에 대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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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이라는 선택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대체육, 그중에서도 petri meat라고도 이르는 배양육이 화제에 올랐는데 사실 나처럼 도야지를 사랑하면서도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딜레마(이것을 딜레마로 인지하느냐부터가 문제의 시작이겠다)를 가진 사람들에게 배양육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고기를 얻기 위해 생명을 배태시키고 사육해서 도살하는 잔혹함에서 손쉽게 탈출할 수 있는 옵션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존 그레이에게 톡톡히 배운 게 있다면 인간이 갖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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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양이는 인간처럼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 들지 않는 걸까요?
왜 고양이는 인간처럼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 들지 않는 걸까요? 고양이는 행복하니까요. 세상을 개선하려 드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개선하려는 충동이 전이된 겁니다. 고양이는 인간과는 달리 내면이 분열돼 있지 않고 지금 그대로 외에 어떠한 것도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죠.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고양이는 그걸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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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념적 헌신성이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나약하다.
15년간 정계를 드나들면서 내가 하나 깨달은 게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이념적 헌신성이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나약하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신념을 가져오지 그 반대가 아니다. 레토릭과 상징을 통해 한 집단과 다른 경쟁집단 사이의 선을 분명히 그을 수 있는 지도자는 손쉬운 숭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과거에는 종교나 민족성에서 얻을 수 있었던 소속감을 수백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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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이맥에 부트캠프로 윈도우10을 설치하면서 알게 된 것들
그동안 맥을 쓰면서 한번도 부트캠프를 안 써봤다가 이번에 아이맥 2020을 장만하면서 부트캠프를 설치해봤다.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여기저기 열심히 검색해서 겨우 다 해결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 기록을 남긴다: 아이맥의 내장 스토리지가 꽤 비싸기 때문에 부트캠프를 외장 스토리지에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SD에 설치하면 속도도 내장 플래쉬 스토리지 못지 않게 빠르다. 부트캠프 어시스턴트로 윈도우즈서포트(윈도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