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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눈물」과 disgustipated
권정생의 동화 「하느님의 눈물」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반 카라마조프의 입을 빌려 읊는 「대심문관」에 비견될 만하다. 「대심문관」은 인간의 자유에 대해 본질적이면서도 냉정한 질문(그리고 답)을 던지고 「하느님의 눈물」은 생명이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을 집어삼키는 데 대해 그리 한다. 권정생이 통속적인 비건 감수성을 갖고 썼다면 자신이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풀’을 생각하는 산토끼가 주인공이 되진 않았으리라.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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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에 필요한 요소 / 기사 포맷의 새로운 시도: BBC, Axios, 중앙일보의 경우
보도 기사를 쓸 때는 그 기능과 효율성을 제일 우선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가 흔히 글쓰기 실력과 동일시하는 풍부한 어휘 구사라든지 미려한 문체 따위는 실상 좋은 기사를 쓰는 것과 그다지 연관이 없을 뿐더러 외려 기사의 기능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리드: 첫 문장이 곧 기사의 전부 기사의 첫 문장이자 전체 기사의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는 ‘리드lede’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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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heir’s apology could be the first step of his get-out-of-jail-free card
One thing that Jay Y. Lee is better at doing than his father Lee Kun-hee is to apologize in public. The May 6th apology was the second time he appeared in front of cameras for the sake of apology only since the 2015 MERS outbreak. While the media was highlighting his promise not to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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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y chief who shot the President: two films on the assassination of Park Chung-hee
The assassination of Park Chung-hee is arguably the most spectacular non-event in modern Korean history. Spectacular as the fifth, sixth, seventh, eighth, and ninth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 who has been ruling the country for about two decades, was shot dead by his right-hand man, the head of the notorious intelligence agency wh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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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Rising
삼성과 북한에는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것 외에도 닮은 점이 하나 더 있다. 한국 사회에서 둘이 갖는 무게감이 워낙 크다 보니까 그 안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가 무척 어렵다는 사실이다. 제프리 케인의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을 읽으면서 문득 한국에서 나온 삼성 관련 책들이 무엇이 있나 궁금해서 찾아봤다. 삼성의 경영법이나 이건희 리더십에 대한 낯간지러운 책 아니면 삼성의 지배구조나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