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엑스가 영원할 것 같은 기분

A startup messed up at its foundation cannot be fixed.
—Peter Thiel

토대가 엉망인 스타트업은 고칠 수 없다. 피터 틸이 시작의 중요성을 하도 강조하며서 이 이야기를 해대서 주변인들이 ‘틸의 법칙’이라고까지 일컫는다고 한다. 맥락은 좀 다르지만 국가 정책에서도 시작점을, 토대를 어떻게 하느냐는 이후에 되돌려 고칠 수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나랏돈이 들어가는 사업은 결국 하나의 생태계를 육성하고,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나면 이 생태계는 자생력을 갖추게 된다. 자생력이 생기면 이제 국가 정책의 변화에도 적응을 하고 되려 국가 정책에 영향도 미친다. 온라인에서 결제를 할 때마다 누구 못지않게 액티브엑스를 증오하며 인류가 꿈꿀 수 있는 모든 욕설을 퍼붓는 나이지만 액티브엑스는 이미 자생력을 획득한 것 같다. 이제는 정부 시책 따위로 어떻게 손을 쓸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어찌하여 ‘액티브엑스’ 자체를 폐지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업계’는 무슨 수를 써서든 그 대용품을 만들어 우리에게 강제할 것이다. 많은 수의 일자리와 은퇴 공무원들의 여생이 여기에 걸려있으니까. 이제 자체적으로는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유일한 한 가지 돌파구는 외부의 침략일 것이다. 아이폰 때문에 위피가 없어진 것처럼. 그런데 그 외에는 아무런 가능성도 떠올리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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