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커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5가지 사실

국내에서도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가 인기라더니 구글에서 ‘방탄커피’를 쳐보니 정말로 많은 웹문서들이 나온다. 어떻게 생겨나게 됐는지부터 레시피와 효능까지 많은 설명이 있지만 부정확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벌써 1년 가까이 몸으로 겪어본 내가 부연을 좀 달고자 한다.

1. 지방을 태우려면 지방을 먹어야 한다

어떻게 지방이 많이 든 커피를 마셔서 몸의 지방을 덜어낼 수 있는지 의아할 수 있겠지만 그 원리는 단순하다. 사람의 몸은 크게 두 종류의 연료를 쓴다. 하나는 포도당(설탕)이고 다른 하나는 케톤ketone(지방)이다.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많은 현대인의 식단 아래서는 통상적으로 포도당이 주연료다. 그러나 단식 상태이거나 지방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몸은 지방을 태워 케톤을 연료로 쓰게 된다.

이 상태를 케토시스ketosis라고 부르는데 이때 몸은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 뿐만 아니라 체지방 또한 태워서 케톤을 만든다.

바로 이 케토시스 상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방탄커피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2. 그래서 제 효과를 위해서는 간헐적 단식을 같이 해야 한다

방탄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체지방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확실한 효과를 위해서는 간헐적 단식을 같이 해줘야 한다.

간헐적 단식에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점심을 늦게 먹고 저녁을 점심 먹은 후 5시간 내에 먹어서 수면 시간까지 포함한 공복 시간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방식이 있다.

문제는 이 방식을 쓸 때 일반적인 점심 때가 되면 몸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난리를 치는 통에 흔히 말하는 ‘당이 떨어진’ 상태가 된다. 제대로 일을 하기도 어렵다.

이때 방탄커피를 마시면 공복 상태(정확히는 케토시스)를 유지하면서도 뇌에 에너지를 공급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이어트의 효과 또한 배가된다.

방탄커피의 창시자 데이브 아스프리는 체중 감량을 위한 방탄다이어트 스케줄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 오후 2시까지는 방탄커피를 제외한 다른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
  • 점심과 저녁은 오후 2시~8시 사이에 먹는다
  • 탄수화물은 저녁에만 먹는다

간헐적 단식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점심께가 가장 큰 고비다. 이때를 무사히 넘겨도 멘탈은 거의 너덜너덜해진다. 그러나 방탄커피를 마시면 어느새 시계를 보니 오후 2시일 정도로 멀쩡하다.

식단을 철저히 따르면 실제로 하루에 0.5kg씩 빠진다. 간헐적 단식과 방탄커피만 지켜줘도 하루 0.5kg까지는 아니더라도 효과가 금방 보인다. 술만 안 마신다면.

3. 사실 코코넛오일을 넣으면 큰 효능이 없다

가장 널리 알려진 레시피에서는 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넣는다. 그러나 이 레시피로는 제대로 된 효능을 느끼지 못한다.

본래 방탄커피에 코코넛오일을 넣는 까닭은 코코넛오일에 MCT오일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MCT오일은 섭취하면 몸 안에서 케톤으로 변환된다. 우리의 목표인 케토시스 상태를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데 흔히 MCT오일로 분류되는 오일 중에서도 우리의 목표에 가장 효율적인 오일은 별로 많지 않다. 이 소수의 진짜 MCT오일은 간을 거치지 않고서도 케톤으로 변환된다. 다시 말해 몸에서 케톤으로 변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데이브 아스프리는 이점에 착안해서 코코넛오일을 정제하여 MCT오일만 농축한 제품을 만들어 자신의 회사에서 팔고 있다. XCT오일과 브레인옥탄 오일 두 종류인데 브레인옥탄이 더 비싸고 더 강력하다.

나도 처음에는 ‘허허 이놈 결국 자기네 제품 파는 거로구만’ 하면서 코코넛오일만 고집했다. 그러다가 궁금해서 브레인옥탄 오일을 한 통만 사봤다.

효과는 굉장했다.

특히 처음으로 브레인옥탄 오일을 넣은 커피를 마셨을 때가 인상적이다. 싸구려 휘발유만 넣고 다니다가 하이옥탄 고급유를 넣은 듯한 기분이다.

다만 처음에 섭취하면 복통과 설사가 있을 수 있어서 처음부터 정량(1 TBSP)을 시도하면 안되고 1tsp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나가는 게 좋다.

4. 섞는 방법이 재료만큼이나 중요하다

목초를 먹인 소의 젖으로 만든 무염 버터(이즈니 버터는 여기서 탈락. 국내에서는 앵커 버터가 가장 좋다)와 곰팡이가 없는 좋은 커피콩도 중요하지만 의외로 섞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단순히 스틱으로 저어주는 것은 커피 따로 버터 따로 오일 따로 먹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블렌더로 강력하게 섞어줘야만 제대로 된 방탄커피가 나온다.

아스프리는 자신의 책에서 방탄커피의 재료들을 블렌더로 섞는 과정에서 미셀이 형성되어 제 효능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처럼 바쁜 현대인들이 매번 커다른 블렌더를 사용하여 방탄커피를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커피용품점에서 파는 전기 거품기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그런데 거품기의 성능도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한동안 AAA 건전지 2개를 쓰는 소형 거품기를 써왔는데 최근에 AA 건전지 2개를 쓰는 하리오 거품기를 써보고 맛이 확 달라져서 놀랐다.

거품기의 성능이 강해지자 버터와 커피가 더 잘 섞이면서 맛 또한 라떼에 가까워질 정도로 부드러워진다. 섞는 중에 커피가 밖으로 튈 위험이 높아지는 건 함정.

5. 하루에 여러 잔 마시면 더 좋다

처음에는 단 한 잔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지만 이것도 무슨 마약과 같은 것인지 한 잔 만으로는 험한 세상 하루를 버티기가 쉽지 않을 때도 많다.

특히 오후 2시까지 간헐적 단식을 할 때는 점심녘 이후를 버티기가 단 한 잔만으로는 어렵다.

최근에 나는 기상 직후 한 잔, 오전 11시쯤 한 잔을 마시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오후 2~3시 이후로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그 이후에도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으로 인해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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